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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yColors

2021.03.16 06:00

[번역] 『너는 멋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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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클라이맥스 걸즈 멤버 분들과 합숙을 한 뒤로, 저는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구름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신기한 모양의 구름을 찾는 건 다음 산책 때 하기로 했습니다. 그 대신에 날씨가 좋아서, 땅에 핀 꽃들이 이쁘게 찍힙니다. 민들레나 클로버에 작고 귀여운 꽃이 피어 있어요.

카메라를 준비하고, 찍습니다. 찰칵, 하는 소리. 사진은...... 조금 흔들려 버렸어요. 생각보다 잘 안되네요.

합숙 때도, 사진 몇 개가 흐릿흐릿 희미하게 찍히거나, 흔들려서 찍히거나, 뭐가 찍힌 건지 모르게 찍힌 적이 있었습니다. 뭐가 문제인 걸까요.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눈 앞에 큰 벌레가 나타났습니다. 그 날갯소리와 검은 색에 깜짝 놀라, 저는 뒤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꺅!"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혔나 봅니다. 저는 바로 사과하려고 했지만...... 아직 눈 앞에 큰 벌레가 날고 있는 것에 깜짝 놀라,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벌로 보이는 그 벌레는, 제 주변을 붕붕 계속 날아다녀서 무척 무서웠습니다, 만

"괜찮아, 그대로 조용히"

고운 여성 분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옵니다. 그 분 말대로 입을 다물고 있었더니, 벌레는 잠시 뒤 어딘가로 날아갔습니다.

"후우...... 괜찮아?"

"아, 네! 괜찮아요"

대답하고 나니, 아직 사과하지 않은 게 기억이 났습니다. 일어나서, 사과를 했습니다.

"죄송해요! 넘어져 버려서... 언니는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약간 닿은 것 뿐이니까"

"다행이다ー......"

언니는 부드럽게 웃었습니다. 예쁜 긴 머리에, 어른스러운 오라. 마치 스페이스X의 블루 같아서 잠시 넋놓고 쳐다보고 말았습니다.

언니는 웅크려서 제 바지의 모래를 털어주고는, 다시 부드러운 얼굴로 웃었습니다.

그 목에는 카메라가 걸려 있었습니다.

 

 ◆

 

그 아이는 나랑 비슷한 또래로 보였지만, 그 말투나 옷이나── 무엇보다, 내 카메라를 바라보는 눈은, 무척이나 어려보였다. 

"아, 죄송해요. 너무 빤히 쳐다봤죠"

"신경 쓰지마. 확실히, 약간 오래된 타입이니까 신기해 보일지도"

보기 쉽게 들어서 보여주니, 그 아이는 흥미진진해하는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가끔 자기 카메라랑 비교하기도 하면서. 그러고는 감사합니다, 라며 기운차게 인사를 해왔다.

"너도 카메라를 좋아하니?"

"네! 요전에 처음으로 사진을 잔뜩 찍어서, 카메라도 사진도 정말 좋아하게 되었어요! 언니도 카메라 좋아하시나요!?"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천진난만함과 기운이 섞인 붉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응. 나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해. 아직 잘 찍지는 못하지만"

"우와ー!"

지금까지 만났던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무척이나 기운 넘치는 소녀. 그 눈은 호기심과 존경의 색을 띠고 있고, 그 입은 당장이라도 마음을 전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아아, 그녀는 분명──

"사진을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 부탁드려요!"

──분명, 무척 멋진 여자 아이야.

 

지붕이 있는 벤치에 앉으면서도, 소녀의 몸은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것 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이, 이건......!"

"일 때문에 바다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네. 날씨는 별로 안좋았지만, 노을이 예뻤어"

"네! 정말 예뻐요! 새빨간 바다...... 마치 TV에서 본 특훈 풍경 같아서......"

소녀는 다음 사진을 보고는, 또 조그맣게 탄성을 질렀다. 나는 맞장구를 치듯 그 사진에 관한 얘기를 했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천천히 떠올린다.

이 바다는, 바닷가 라이브 전에 모두와 잠시 쉬었다가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본 저녁놀이었다. 그 바다 내음을 기억하고 있다.

이 꽃은, 사무소 근처에서 맡은 달콤한 향기의 행방을 찾은 끝에, 정원 주인의 허락을 받고 찍은 것이다. 그 향기를 기억하고 있다.

이 별은, 레슨을 받느라 늦은 날에 프로듀서와 올려다 본 하늘에서 본 것이었다. 그 고요함을 기억하고 있다.

하나도 잊을 수 없어. 소중한 날들, 소중한 순간들. 소중한, 너무 소중한, 나의 추억들.

"언니는 굉장해요! 다 너무 예쁘게 찍혀있어요!"

"고마워. 즐거워 해줘서 다행이야"

"엄ー청, 즐거웠어요!"

미소지으며 돌려받은 카메라를 받아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찍으신 거예요? 저는 아무리 해도 잘 안찍혀서..."

"그러네...... 사진을 봐도 될까?"

네, 하고 씩씩하게 대답하며, 소녀는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액정에 찍힌 꽃은 확실히, 흔들리거나 핀트가 맞지 않아서 그다지 예쁘지는 않았다.

"이건...... 그렇네. 우선 어떻게 사진을 찍고 있는지, 지금 보여줄 수 있을까?"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서더니, 소녀는 카메라를 집었다. 역시, 문제는 이거였다. 나도 일어서서 다가갔다.

"스톱. 그대로 팔꿈치를 내리고, 겨드랑이를 닫아. 응. 어깨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게 편하게 하고"

"이렇게, 인가요?"

"응. 그 포즈 그대로...... 이 카메라를 놓을 테니까, 다가가서 부드럽게 셔터를 눌러"

조심조심, 소녀는 카메라에 다가가 사진을 찍었다. 그러더니 얼굴이 환하게 변했다. 나는 조금 안심했다.

"신형이라서 매크로 모드나 노출 조절 방법은 모르겠지만, 포즈만 바꿔도 떨림은 막을 수 있어"

"저기! 혹시, 프로 카메라맨이신가요!?"

"아니. 일을 쉬는 동안에 이렇게 느긋하게 사진을 찍을 뿐이야"

"그치만, 무척 잘 가르쳐주시는걸요!"

"그건 직업상 익숙해졌다고 할까......"

약간 쑥스럽다. 레슨이나 일에 관해 칭찬받은 적은 있지만, 취미에 관해 이렇게 칭찬받은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굉장하다...... 언니는 정말로 굉장해요"

이번에는 조금 얌전하게,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아직 못하는 것도 많이 있고, 모르는 건 더 많이 있는 거네요"

"......그러네"

그녀에게는, 그녀 나름의 불안이 있겠지. 그 말에 숨겨진 의미까지는, 나는 알 수 없어.

하지만, 그 불안에 대해서는, 그 말에 대해서는 기시감이 있다.

"나랑 똑같네"

"에?"

"나도 처음에는 어떤 버튼을 눌러야 사진을 볼 수 있는지도 몰랐어. 예쁜 꽃을 발견해도, 생각처럼 밝게 나오지 않은 적도 몇 번이나 있었고"

놀라는 빛이 소녀의 눈에 비쳤다.

"하지만, 공부도 많이 하고, 배우기도 하면서, 지금은 네게 조금은 가르쳐 줄 수 있을 정도로 카메라에 대해 잘 알게 되었어. 처음부터는 다 못하더라도, 지금부터 조금씩, 할 수 있는 일을 늘려가면 될 거라고 생각해"

왠지, 마치 자신을 타이르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강요하는 것 같진 않았을까? 남에게 어드바이스를 하는 건 역시 아직 서투르다.

그럼에도.

"언니는, 굉장해요"

소녀가 웃으며 그렇게 대답해준 덕분에, 나는 아주 조금이나마 구원받은 기분이 들었다.

"고마워"

 

 ◆

 

비밀 기지, 다시 말해 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문을 열었더니 쥬리 쨩도, 나츠하 씨도, 초코 선배도 린제 씨도 모여 있었습니다.

쥬리 "오, 카호도 왔다. 대단한 우연인데"

나츠하 "그러네. 미리 짜맞춘 것 같아"

카호 "여러분 다들 모여 계셨군요!"

치요코 "그렇네. 쉬는 날인데 모두 모이다니 굉장한 확률이야!"

린제 "운명의...... 붉은 실......"

나츠하 "후후, 로맨틱하고 좋잖아"

린제 씨와 나츠하 씨가 즐거운 듯이 웃습니다.

치요코 "아, 카호도 먹을래? 신작 초콜릿인데, 이거 무척 맛있어!"

쥬리 "어이 초코, 그 맛 내가 먹으려던 거라고!"

치요코 "그치만 이게 가장 맛있는걸~"

초코 선배랑 쥬리 쨩이 초콜릿을 주고 받습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저는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찰칵, 하는 소리를 듣고, 모두들 각자의 표정으로 카메라를 들여다 봅니다.

치요코 "아직 계속되는 거구나, 사진 촬영"

카호 "네! 방금도 산책하면서 이 근처를 찍었어요!"

쥬리 "완전 푹 빠졌네. 오늘은 날씨도 좋고, 촬영하기 딱 좋았지?"

린제 "오늘은 특히...... 짙은 구름도 적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네! 꽃을 잔뜩 찍어왔어요. 그리고, 이런 카메라를 든 언니한테, 사진 찍는 요령을 배웠어요!"

나츠하 "카메라맨 선배, 라는 걸까"

린제 "그건...... 꽤나...... 요행, 이었군요"

치요코 "어떤 사람이었어?"

카호 "아, 한 장 찍게 해주셔서 찍어왔어요!"

화면에 사진을 띄우고── 그 웃는 얼굴을 보며, 저는 조금 기뻐져서── 모두에게 보여드렸습니다.

치요코 "......어!?"

나츠하 "잠깐!?"

두근두근하며 들여다 본 초코 선배와 나츠하 씨가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쥬리 쨩은 눈을 크게 뜨고 저에게 물어봅니다.

쥬리 "저기, 카호. 정말로 만난 거야? 이 사람이랑?"

카호 "네!"

저는 가슴을 펴고 말했습니다.

"무척 멋진 언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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